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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석달 체납…DK몰 ‘셧다운’
23일 오후 3시 전북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DK몰. 평소 쇼핑객 자동차가 가득 메우던 야외 주차장이 텅 빈 채 적막감이 감돌았다. ‘임시 휴점’과 ‘출입 금지’ 현수막이 건물 곳곳에서 나부꼈다. DK몰 1층에 자리한 이마트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한낮인데도 5층짜리 DK몰 내부 전체가 어두컴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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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시티 핵심 상권인 DK몰(주차장 포함 1만1462㎡)이 통째로 ‘셧다운’ 상태에 들어갔다. 건물주인 ㈜동경에코하우징이 최근 석 달간 전기 요금 2억3000만원을 내지 못하자 한국전력 전북본부는 지난 2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전기 공급을 끊었다. 가스와 수도 공급도 중단됐다. 2021년 DK몰이 문을 연 지 4년 유니셈 주식
만이다.
정전 사태로 이마트를 비롯해 웨딩홀·키즈카페·의류점 등 DK몰 입점 매장 20여곳이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15일에야 DK몰 관리인으로부터 단전 통보를 받은 입주 상인들은 손쓸 겨를도 없이 가게를 잇달아 철수했다.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가 멈추기 전에 부랴부랴 집기와 물품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폐업 위기에 몰린 한 업체 대표는주식어플
“임차인으로서 월세와 관리비를 정상적으로 납부했는데 건물주의 전기료 체납으로 이런 일이 터져 당혹스럽다”며 “고객에게 다른 매장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 문자를 보냈지만, 피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에코시티 DK몰 야외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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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업체 20여곳 “수습 막막”
전주시에 따르면 ㈜동경에코하우징은 경영 악화에 따라 세금을 체납했고 금융권에 압류를 당했다. 이미 DK몰 건물이 올여름 공매로 나왔으나, 입찰자가 없어 10차례 이상 유찰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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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 장기화 우려에 DK몰 입점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웨딩홀 관계자는 “내년 1월까지 예약된 결혼식과 돌잔치가 줄줄이 취소될 판”이라며 “당장 이번 주는 다른 예식장을 안내했는데, 일부 고객은 위약금을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름은 비수기여서 힘들었다가 10월부터 행사가 몰려 11월에만 20건 이상 예약이 잡혔는데, 고객까지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며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의류점 관계자는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수억원을 들인 인테리어와 설비 투자비 회수는커녕 보증금 반환 여부조차 불투명하다”고 했다. 안경점 대표 정모(54)씨는 “협의체를 구성해 ㈜동경에코하우징을 상대로 시설비와 단전으로 인한 영업 피해, 가게 이전 비용 등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에코시티 DK몰 외벽에 걸린 임시 휴점 현수막.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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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배달서비스 이용할 판”
에코시티 주민도 불편을 호소했다. 김모(47)씨는 “며칠 먹을 거리를 사려고 왔는데, 문을 닫은 줄 몰랐다”며 “근처에 큰 마트는 이마트밖에 없는데, 앞으로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앞서 한전 측은 “연체액 중 7600만원이라도 납부하면 한 달간 단전 유예가 가능하다”고 제안했지만, 입주 상인들은 “감당하기 어렵다”며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한전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이마트 측과도 협의했는데 ‘(건물주 대신) 밀린 전기 요금 일부를 납부한다고 해서 한두 달 사이에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며 “마지막까지 입점 상인과 주민 피해를 고려해 단전 유예를 검토했지만, 이미 세입자 대부분이 철수하는 바람에 예고대로 전기 공급을 중지했다”고 했다. 단전 이후 ㈜동경에코하우징 측은 사실상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주시는 전했다.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DK몰 앞 거리에 '에코시티 주민들은 이마트 영업 재개를 염원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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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숙 시의원 “신세계에 건물 매입 요청할 계획”
에코시티입주자대표연합회는 이날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민간 갈등이 아니라 전주시민의 생활권과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공적 사안”이라며 전주시에 적극적인 중재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박혜숙 전주시의원(송천2동)은 “이마트 모기업인 신세계그룹 측에 DK몰을 매입해 이마트 에코시티점을 서신동 이마트 전주점처럼 확대·운영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주민과 함께 서명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정승원 전주시 민생사회적경제과장은 “사인 간 채무 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행정에서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다만 다시 창업을 원하는 업주는 전북신용보증재단을 연계해 주고, 이직이 필요한 사람에겐 단기 일자리를 찾아 주는 등 다각도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전주시 송천동·전미동·호성동 일원(198만㎡)에 대규모 아파트촌이 들어선 에코시티는 2018년 입주 시작 이후 9월 현재 3만2948명이 산다. 인구가 급증하자 전주시의회는 지난달 17일 에코시티 개발 구역 전체를 송천3동으로 분동(分洞)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