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게임끝판왕 바로가기 go !!
[나일영 기자]
금산의 최남단인 부리면의 수통리는 예로부터 산간보다 더한 육지의 끝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이름도 수통리보다 수통골로 불렸다. 부리면의 더 남쪽엔 방우리가 있지만 금강이 갈라놓은 데다 무주 쪽과 더 가까웠기 때문에 끝 마을의 지위를 얻었던 수통리다.
5일 오전, 오지 끝의 청명한 공기 아래 '적벽강 휴양의집'에서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찬 공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이 기분을 느끼며 아침을 맞는 이곳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전날에는 금강 최상류인 전북 무주 지역을 걸어와 도가 바뀐 충남 금산의 오지에 들어왔다. 이날, 금산군 릴게임야마토 의 최북단인 군북면까지 걸어갈 예정이다.
환상을 깬 바로 그것
출발하지 마자 금강을 바라보는 쪽에 지어진 단정한 주택들이 보인다. 자연이 좋아 소박하고 욕심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 같다. 예쁜 집 뒤의 둔덕엔 나무들이 있어 가장 환상적인 그림이 돼야 할 텐데, 그 나무들을 보는 순간 환상이 깨졌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폐허나 동굴에 거미줄이 내려앉은 모습처럼 덩굴식물이 나무들의 형체를 알 수 없게 뒤덮고 있다. 겨울이라 덩굴의 잎이 없는데도 속에 나무가 안 보일 정도로 촘촘한 거미줄에 덮인 것처럼 흉측하다. 때 묻지 않은 수통리의 청정 이미지와 너무 대조된다.
바다신2게임
▲ 수통리의 예쁜 주택가의 그림처럼 아름다워야 할 둔덕의 식물들과 나무들이 모두 덩굴식물에 덮여 있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릴게임황금성
대부분의 사람은 칡덩굴이 자란 것으로 오해하는데 외래 덩굴식물인 가시박이다. 북미 원산의 박과 덩굴로 오이, 호박 등의 접붙이기 용으로 80년대 후반에 국내에 도입됐다가 2000년대 초부터 강변 중심으로 확산됐다. 자라는 속도가 너무 빨라 덩굴에 손을 대고 있으면 릴게임골드몽 손 위로 뻗어가는 모습이 보일 정도다. 번식력이 좋고 병충해에도 강해 수십 미터의 큰 나무들까지 가리지 않고 넓은 면적을 뒤덮어 토종 식물을 고사시킨다.
이에 2009년 6월 환경부는 가시막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했다. 가시박 자체에서 나오는 제초제 성분으로 큰 나무들이 죽기도 한다. 가시박이 점령한 자리는 다른 풀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쑥대받이 되곤 한다. 하천변에서 물을 따라 전파돼 빠른 속도로 식생 지역을 넓힌다. 하천은 물과 흙으로 생물 서식처가 광역에 형성돼 생태계가 긴밀한 연결성이 있는데 가시박의 과도한 증식은 생물 서식처를 소형화 고립화시켜 생태계 다양성과 지속성과 안정성을 해친다. 생태계 파괴는 새들의 번식 공간을 줄이고 인간에게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자연생태적 수요와 농사, 약용 식물 등의 다양한 효용에도 악영향을 준다. 지금은 서울 한강 유역과 전국의 4대강에 퍼진 상태다.
가시박뿐 아니다. 환삼덩굴 등 외래종과 고유종인 칡덩굴까지 기후변화에 더 극성맞게 퍼지고 있다. 이들은 강변에만 있지 않다. 지난가을 섬진강을 건너 구담 천담 등 청정 오지마을길을 걷는데, 예전 같으면 마을의 숲과 길가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식물들이 형체를 알 수 없게 모두 덩굴식물에 덮여 있었다. 안타까워 길을 걸어갈 수 없었다. 이러다 덩굴식물이 우리나라 산림을 다 덮겠다 싶다. 어제 그 아름다운 옛잠두길에서도 큰 나무숲이 가시박에 덮인 흉측한 장면을 보아야 했다.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을 지켜주던 나무들이 죄 없이 고통받는 모습에 마음이 아리다.
그러나 아직 뾰족한 가시박 퇴치 방법이 없어 더 문제다. 일일이 뿌리부터 뽑아야 하는데, 뽑아도 주변에 흩어진 종자로 또 자라고 또 자란다. 5, 6월에 어린 개체가 자랄 때 보이는 대로 뿌리를 뽑아 제거하는 일이 그나마 방법이다. 자라는 대로 제거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고, 미처 못한 것은 씨앗 발아를 차단하도록 밑둥치를 절단하는 일을 9월까지도 계속 해야 한다. 같은 지역을 2년 연속 이렇게 제거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새로 나는 것만 아니라 이미 나무가 안 보일 정도로 덮고 있는 덩굴도 제거해야 나무들을 고사에서 구해 낼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지자체가 가장 우선 해야 할 일이다.
전통 경관 명소, 제1경지도 예외 없어
적벽강이란 이름처럼 가장 아름다운 지역이어야 할 이곳의 금강변이 가시박에 덮인 모습은 걷는 내내 보였다. 수통리를 지나 예미리의 강변 쉼터에서 쉴 때도 같은 모습을 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는데, 예미리를 지난 평촌리와 신촌리로 갔을 때는 특히 마음이 아팠다.
▲ 예미리 쉼터에서 바라본 강변 일부러 찾지 않아도 금강 주변 어디든 가시박에 점령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미리 강변 쉼터에서 쉴 때 바라본 모습(왼쪽 사진)처럼 가까운 도로변과 강변, 강 건너 숲까지 온통 가시박이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이 공간의 특별함 때문이다. 평촌리 앞에 금강이 휘돌아가는 강변엔 물돌이 산군에서 외따로 떨어져 강물에 빠진 듯한 작은 동산이 있다. 둥그래산이다. 강가에 오뚝하게 산 모양으로 있어 말이 산이지 동그란 작은 둔덕 정도의 크기다. 예로부터 이곳의 풍치는 특별히 좋았다. 강 이쪽 편의 신촌리 쪽엔 약 9천 평에 걸쳐 사시사철 울창한 노송 숲이 별천지를 이뤘다. 강변엔 새알 같은 고운 강돌이 깔려 있고, 강물에 연한 곳은 금 모래밭이 드넓게 펼쳐졌다.
풍치가 좋아 조선 후기 양응해라는 사람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둥그래산 위에 귀래정을 지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곳이 충남, 충북, 전북 이렇게 3도의 접경지대다 보니, 강가 동산 숲에 정자도 있고 경관도 좋은 이곳에 3도 관찰사들이 모여 같이 놀곤 했다. 옛 관찰사들의 위세가 오죽했을까. 호화로운 뱃놀이를 하면서 전 주민들을 동원해 시중을 들게 했다. 안 그래도 생업과 가정사에 바쁜 민초들이 몇 날 몇일 시중을 드는 일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마을 주민들이 3도 관찰사들의 모임의 근거지인 귀래정을 불태워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지금은 귀래정의 빈터만 남아있다.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를 전하지만 국토종주를 하다 보면 지역 민초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 이야기들은 전설처럼 전해오지만 민초들의 마음과 혼이 담겨 있다.
어쨌든 그 정도로 이곳의 풍광은 고래로 적벽강을 대표했다. 그래서인지 금산군은 기존의 금산8경을 2020년에 금산10경으로 재지정하면서 이곳을 '적벽강 비단물길'의 대표로 제1경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제1경이란 말에 기대를 품고 왔다간 실망한다.
▲ 둥그래산과 가시박 정상에 귀래정이 있었던 강 건너 둥그래산 주변의 둔덕도 가시박에 덮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 귀래정 주변 강변 금산10경 중 제1경으로 지정된 귀래정 주변의 강변 생태가 덩굴식물에 훼손돼 있다. 특히 아름답던 신천리 쪽 강변(하)과 강 건너 부친당산쪽 적벽강의 절벽(상)까지 가시박에 점령 당한 모습이 흉물스럽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어지럽고 지저분한 이곳 강변의 모습이 겨울인 지금도, 표현이 거칠지 모르지만 귀신 나올 것 같다. 물길이 안으로 굽는 신촌리의 강변에서 볼 때 강 건너 절벽 쪽과 이쪽의 강변이 온통 가시박에 덮인 모습이다. 이 모습을 알고서야 멀리까지 일부러 관광에 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걸 돈으로 하려는 게 문제다. 강변 식물은 다 죽어가고 있는데, 이곳에도 번듯한 새 둑길이 생겼다. 새 길을 걸어가며 어제 걷기 때 방우리 적벽강을 한동안 못 떠났던 일이 생각났다. 그곳에 지난해와 지지난해에 새로 개통한 두 개의 다리와 강변도로 공사로 자연환경이 파괴된 현장을 보며 망연자실했기 때문이다.
미래형 최고의 관광지는 그곳만의 자연 특성을 살리는 것으로 탄생하는 것이지 편리함을 위해 자연을 희생시키는 토목 공사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곳 귀래정 지역 역시 10경이나 1경 지정이 중요한 게 아니다. 폐허처럼 덩굴식물에 망가진 생태환경 복원이 먼저다.
여행은 지친 삶의 치유제이고 모두의 로망이다. 여행 기자라면 누구나 그 로망에 응답하는 기사를 쓰고 싶을 것이다. 나도 이런 모습을 보려고 국토를 걷는 것이 아닌데, 의도치 않게 이런 현장을 직접 보는 마음이 착잡하고 안타깝다. 그러나 해도 너무하다 싶은 이 심각성의 공감대를 넓혀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 강변 생태가 살아나 우리 땅 금수강산의 자연 자랑을 마음껏 전하는 날이 속히 올 수 있기만 바란다.
▲ 방우리 적벽강 환경 훼손 지난해까지 방우리쪽 적벽강의 절벽을 깎아 도로 공사와 교량 2개(세월1교, 세월2교)를 설치한 후 강이 죽은 채 방치돼 있다. 예전에 이곳은 바지를 무릎까지만 걷으면 건너던 여울이라 일부러 찾아가던 최고의 청정자연을 자랑하던 지역이었다. 강변 도로 공사의 경우 시멘트 수 톤이 하천에 방출된 사례가 허다하다. 여기에 멀쩡한 암벽을 깎으면서 반발제, 강섬유제 등 유해화학물질의 폐수와 폐기물이 토사와 함께 강에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도로 공사로 강이 반토막 난 데다 흘러내린 토사가 강을 어지럽게 덮고 있다. 수변 생태는 완전히 무너졌다. "미래로 세계로" 구호가 무색하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덧붙이는 글
금산의 최남단인 부리면의 수통리는 예로부터 산간보다 더한 육지의 끝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이름도 수통리보다 수통골로 불렸다. 부리면의 더 남쪽엔 방우리가 있지만 금강이 갈라놓은 데다 무주 쪽과 더 가까웠기 때문에 끝 마을의 지위를 얻었던 수통리다.
5일 오전, 오지 끝의 청명한 공기 아래 '적벽강 휴양의집'에서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찬 공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이 기분을 느끼며 아침을 맞는 이곳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전날에는 금강 최상류인 전북 무주 지역을 걸어와 도가 바뀐 충남 금산의 오지에 들어왔다. 이날, 금산군 릴게임야마토 의 최북단인 군북면까지 걸어갈 예정이다.
환상을 깬 바로 그것
출발하지 마자 금강을 바라보는 쪽에 지어진 단정한 주택들이 보인다. 자연이 좋아 소박하고 욕심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 같다. 예쁜 집 뒤의 둔덕엔 나무들이 있어 가장 환상적인 그림이 돼야 할 텐데, 그 나무들을 보는 순간 환상이 깨졌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폐허나 동굴에 거미줄이 내려앉은 모습처럼 덩굴식물이 나무들의 형체를 알 수 없게 뒤덮고 있다. 겨울이라 덩굴의 잎이 없는데도 속에 나무가 안 보일 정도로 촘촘한 거미줄에 덮인 것처럼 흉측하다. 때 묻지 않은 수통리의 청정 이미지와 너무 대조된다.
바다신2게임
▲ 수통리의 예쁜 주택가의 그림처럼 아름다워야 할 둔덕의 식물들과 나무들이 모두 덩굴식물에 덮여 있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릴게임황금성
대부분의 사람은 칡덩굴이 자란 것으로 오해하는데 외래 덩굴식물인 가시박이다. 북미 원산의 박과 덩굴로 오이, 호박 등의 접붙이기 용으로 80년대 후반에 국내에 도입됐다가 2000년대 초부터 강변 중심으로 확산됐다. 자라는 속도가 너무 빨라 덩굴에 손을 대고 있으면 릴게임골드몽 손 위로 뻗어가는 모습이 보일 정도다. 번식력이 좋고 병충해에도 강해 수십 미터의 큰 나무들까지 가리지 않고 넓은 면적을 뒤덮어 토종 식물을 고사시킨다.
이에 2009년 6월 환경부는 가시막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했다. 가시박 자체에서 나오는 제초제 성분으로 큰 나무들이 죽기도 한다. 가시박이 점령한 자리는 다른 풀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쑥대받이 되곤 한다. 하천변에서 물을 따라 전파돼 빠른 속도로 식생 지역을 넓힌다. 하천은 물과 흙으로 생물 서식처가 광역에 형성돼 생태계가 긴밀한 연결성이 있는데 가시박의 과도한 증식은 생물 서식처를 소형화 고립화시켜 생태계 다양성과 지속성과 안정성을 해친다. 생태계 파괴는 새들의 번식 공간을 줄이고 인간에게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자연생태적 수요와 농사, 약용 식물 등의 다양한 효용에도 악영향을 준다. 지금은 서울 한강 유역과 전국의 4대강에 퍼진 상태다.
가시박뿐 아니다. 환삼덩굴 등 외래종과 고유종인 칡덩굴까지 기후변화에 더 극성맞게 퍼지고 있다. 이들은 강변에만 있지 않다. 지난가을 섬진강을 건너 구담 천담 등 청정 오지마을길을 걷는데, 예전 같으면 마을의 숲과 길가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식물들이 형체를 알 수 없게 모두 덩굴식물에 덮여 있었다. 안타까워 길을 걸어갈 수 없었다. 이러다 덩굴식물이 우리나라 산림을 다 덮겠다 싶다. 어제 그 아름다운 옛잠두길에서도 큰 나무숲이 가시박에 덮인 흉측한 장면을 보아야 했다.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을 지켜주던 나무들이 죄 없이 고통받는 모습에 마음이 아리다.
그러나 아직 뾰족한 가시박 퇴치 방법이 없어 더 문제다. 일일이 뿌리부터 뽑아야 하는데, 뽑아도 주변에 흩어진 종자로 또 자라고 또 자란다. 5, 6월에 어린 개체가 자랄 때 보이는 대로 뿌리를 뽑아 제거하는 일이 그나마 방법이다. 자라는 대로 제거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고, 미처 못한 것은 씨앗 발아를 차단하도록 밑둥치를 절단하는 일을 9월까지도 계속 해야 한다. 같은 지역을 2년 연속 이렇게 제거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새로 나는 것만 아니라 이미 나무가 안 보일 정도로 덮고 있는 덩굴도 제거해야 나무들을 고사에서 구해 낼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지자체가 가장 우선 해야 할 일이다.
전통 경관 명소, 제1경지도 예외 없어
적벽강이란 이름처럼 가장 아름다운 지역이어야 할 이곳의 금강변이 가시박에 덮인 모습은 걷는 내내 보였다. 수통리를 지나 예미리의 강변 쉼터에서 쉴 때도 같은 모습을 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는데, 예미리를 지난 평촌리와 신촌리로 갔을 때는 특히 마음이 아팠다.
▲ 예미리 쉼터에서 바라본 강변 일부러 찾지 않아도 금강 주변 어디든 가시박에 점령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미리 강변 쉼터에서 쉴 때 바라본 모습(왼쪽 사진)처럼 가까운 도로변과 강변, 강 건너 숲까지 온통 가시박이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이 공간의 특별함 때문이다. 평촌리 앞에 금강이 휘돌아가는 강변엔 물돌이 산군에서 외따로 떨어져 강물에 빠진 듯한 작은 동산이 있다. 둥그래산이다. 강가에 오뚝하게 산 모양으로 있어 말이 산이지 동그란 작은 둔덕 정도의 크기다. 예로부터 이곳의 풍치는 특별히 좋았다. 강 이쪽 편의 신촌리 쪽엔 약 9천 평에 걸쳐 사시사철 울창한 노송 숲이 별천지를 이뤘다. 강변엔 새알 같은 고운 강돌이 깔려 있고, 강물에 연한 곳은 금 모래밭이 드넓게 펼쳐졌다.
풍치가 좋아 조선 후기 양응해라는 사람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둥그래산 위에 귀래정을 지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곳이 충남, 충북, 전북 이렇게 3도의 접경지대다 보니, 강가 동산 숲에 정자도 있고 경관도 좋은 이곳에 3도 관찰사들이 모여 같이 놀곤 했다. 옛 관찰사들의 위세가 오죽했을까. 호화로운 뱃놀이를 하면서 전 주민들을 동원해 시중을 들게 했다. 안 그래도 생업과 가정사에 바쁜 민초들이 몇 날 몇일 시중을 드는 일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마을 주민들이 3도 관찰사들의 모임의 근거지인 귀래정을 불태워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지금은 귀래정의 빈터만 남아있다.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를 전하지만 국토종주를 하다 보면 지역 민초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 이야기들은 전설처럼 전해오지만 민초들의 마음과 혼이 담겨 있다.
어쨌든 그 정도로 이곳의 풍광은 고래로 적벽강을 대표했다. 그래서인지 금산군은 기존의 금산8경을 2020년에 금산10경으로 재지정하면서 이곳을 '적벽강 비단물길'의 대표로 제1경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제1경이란 말에 기대를 품고 왔다간 실망한다.
▲ 둥그래산과 가시박 정상에 귀래정이 있었던 강 건너 둥그래산 주변의 둔덕도 가시박에 덮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 귀래정 주변 강변 금산10경 중 제1경으로 지정된 귀래정 주변의 강변 생태가 덩굴식물에 훼손돼 있다. 특히 아름답던 신천리 쪽 강변(하)과 강 건너 부친당산쪽 적벽강의 절벽(상)까지 가시박에 점령 당한 모습이 흉물스럽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어지럽고 지저분한 이곳 강변의 모습이 겨울인 지금도, 표현이 거칠지 모르지만 귀신 나올 것 같다. 물길이 안으로 굽는 신촌리의 강변에서 볼 때 강 건너 절벽 쪽과 이쪽의 강변이 온통 가시박에 덮인 모습이다. 이 모습을 알고서야 멀리까지 일부러 관광에 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걸 돈으로 하려는 게 문제다. 강변 식물은 다 죽어가고 있는데, 이곳에도 번듯한 새 둑길이 생겼다. 새 길을 걸어가며 어제 걷기 때 방우리 적벽강을 한동안 못 떠났던 일이 생각났다. 그곳에 지난해와 지지난해에 새로 개통한 두 개의 다리와 강변도로 공사로 자연환경이 파괴된 현장을 보며 망연자실했기 때문이다.
미래형 최고의 관광지는 그곳만의 자연 특성을 살리는 것으로 탄생하는 것이지 편리함을 위해 자연을 희생시키는 토목 공사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곳 귀래정 지역 역시 10경이나 1경 지정이 중요한 게 아니다. 폐허처럼 덩굴식물에 망가진 생태환경 복원이 먼저다.
여행은 지친 삶의 치유제이고 모두의 로망이다. 여행 기자라면 누구나 그 로망에 응답하는 기사를 쓰고 싶을 것이다. 나도 이런 모습을 보려고 국토를 걷는 것이 아닌데, 의도치 않게 이런 현장을 직접 보는 마음이 착잡하고 안타깝다. 그러나 해도 너무하다 싶은 이 심각성의 공감대를 넓혀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 강변 생태가 살아나 우리 땅 금수강산의 자연 자랑을 마음껏 전하는 날이 속히 올 수 있기만 바란다.
▲ 방우리 적벽강 환경 훼손 지난해까지 방우리쪽 적벽강의 절벽을 깎아 도로 공사와 교량 2개(세월1교, 세월2교)를 설치한 후 강이 죽은 채 방치돼 있다. 예전에 이곳은 바지를 무릎까지만 걷으면 건너던 여울이라 일부러 찾아가던 최고의 청정자연을 자랑하던 지역이었다. 강변 도로 공사의 경우 시멘트 수 톤이 하천에 방출된 사례가 허다하다. 여기에 멀쩡한 암벽을 깎으면서 반발제, 강섬유제 등 유해화학물질의 폐수와 폐기물이 토사와 함께 강에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도로 공사로 강이 반토막 난 데다 흘러내린 토사가 강을 어지럽게 덮고 있다. 수변 생태는 완전히 무너졌다. "미래로 세계로" 구호가 무색하다.
ⓒ (사)사람길걷기협회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