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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119sh.info1월1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사형 구형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사형이 구형되는 순간 윤석열은 헛웃음을 지었다. 1월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석열에 대한 내란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오전 9시30분 재판이 시작되고 12시간이 지난 오후 9시35분,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석열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30년 만에 역사가 반복되었다. 윤석열이 앉은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피고인석 황금성사이트 은, 1996년 전두환이 내란 수괴와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바로 그 자리다.
내란죄의 요건은 명확하다. 형법 제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규정한다.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국헌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문란이라는 목적’과 이를 위해서 ‘폭동’을 일으켰다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형법 제91조는 이어서 국헌문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1.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또는 ‘2.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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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은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면서 이 중 2호에 관해 언급했다. “이 사건은 2024년 12월3일 현직 대통령인 피고인 윤석열과 김용현 등이 국민이 받을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하여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 군 릴게임종류 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 권한 행사와 기능을 무력으로 정지시키는 한편, (···) 국회 무력화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부정선거 조작과 선거관리 사무 장악을 위해 군과 경찰을 동원해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강제로 침해한 사안이다.” 윤석열이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국회와 선관위)’을 강압해 ‘권능 행사’를 막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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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3일 내란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사형이 구형되는 순간, 윤석열은 헛웃음을 지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방어적 민주주의 발동”이라고?
1월13일 결심공판에서 윤석열 측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전후 조치를 곧 내란이라고 연결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질서유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을 뿐, “국헌문란의 목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윤석열 측 이동찬 변호사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오히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적 민주주의 발동”이라고 강변했다. 30년 전과 같은 장면의 반복이었다. 1996년 당시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던 신군부 피고인들도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란죄는 ‘목적범’에 해당한다. 내란 특검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다는 걸 입증해야 범죄가 성립된다. 윤석열이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997년 4월17일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의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에 대한 판결(96도3376)에서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들의 행위와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그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라고 보았다.
1월7일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재판에서 내란 특검은 윤석열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윤석열의 행위와 그 과정, 결과와 관련한 간접 사실과 정황 사실을 종합해 국헌문란의 목적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증언과 비화폰 통화내역, CCTV 영상,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작성한 수첩(이하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작성한 휴대전화 메모 등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아래의 사실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은 군 병력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회를 전면 봉쇄했다. 이후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위해 모이자, 국회의원을 끌어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를 막으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주요 정치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합동 체포조 운영’을 시도했다. 부정선거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군 병력과 경찰을 선관위에 보내 불법 점거하고, 선관위 관계자들을 영장 없이 체포·구금하려 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벌어진 일련의 상황은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되고 준비된 것이었다. 내란 특검은 노상원 수첩, 경호처 비화폰 통화내역 등 추가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1월7일 재판부가 이를 허가했다. 〈시사IN〉이 입수한 ‘변경 공소장’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노상원 수첩 내용을 토대로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계획한 시점을 2023년 10월 이전으로 앞당기고, 비상계엄 목적을 ‘정치적 반대세력 제거’와 ‘장기 권력 독점’이라고 규정했다.
노상원 전 사령관은 자신의 수첩에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세력 붕괴/ 행사 후, 국회, 정치개혁, 민심관리 1년 정도, 헌법개정(재선~3선), 국가안전관리법 제정/ 선거구 조정, 선거권 박탈/ 행사 후속조치 사항 3월 중 보고, 헌법·법 개정, 저변 세력 확대 방안, 집권하는 방안, 후계자는?’이라고 적었다. 뒤이어 노 전 사령관은 ‘좌파 놈들을 분쇄시키는 방안’이라고 쓴 뒤 정치인 등의 이름을 나열했다. 내란 특검은 이를 근거로 윤석열 등이 “비상계엄 실행 전 준비 계획과 비상계엄 실행 후 조치사항을 정리하는 등 정치적 반대세력 내지 좌파세력을 붕괴시킨다는 인식 아래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라고 판단했다.
1월7일 내란 특검은 같은 재판에서 이른바 ‘최상목 문건’에 담긴 국헌문란 목적 의도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건넨 A4 크기의 종이 한 장에는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해 보고할 것’ ‘국회 관련 각종 자금을 완전 차단할 것’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특검은 이 문건이 “국회의 의결 없이 예비비를 우회해 편성하고, 국회 관련 모든 예산을 완전 차단하며, 위헌적·초헌법적 기구인 국가비상 입법기구 창설과 운영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라고 결론 내렸다.
2025년 11월3일 내란우두머리 재판을 마친 윤석열 측 변호인단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사IN 이명익
윤석열 측은 ‘폭동’은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우선 내란죄에서 폭동이란, 쉽게 떠오르는 것처럼 대규모 유혈 사태나 다수의 물리력 행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앞선 30년 전 전두환 사건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96도3376)은 “형법 제87조(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나 외포심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의(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 그 사실 자체만으로 국민에게 기본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1월13일 결심공판에서 윤석열 측 이경원 변호사는 “폭동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내란죄) 법리를 살펴보는 게 꼭 필요한가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내란죄로 의율한 전례는 없다. 종전 판례는 국헌문란 목적이 없는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간접정범으로 활용해 헌법기관인 대통령과 국무위원을 강압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사안이다.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는) 헌법기관에 대한 강압이 없었고, 난폭한 진압 행위도 외포한 적도 없었다. 종전과는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란 특검은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의 발령, 군 병력과 경찰의 국회·선관위 출동 내지 장악 시도 등 일련의 행위는 모두 하나의 폭동 행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병국 검사는 같은 법정에서 “이와 같은 폭동 행위의 전 과정과 모습은 다수의 언론을 통해 전국에 실시간 보도돼 전 국민이 지켜봤고, 자연스럽게 과거 위헌적 비상계엄에 근거해 헌법과 헌법상의 제도,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던 폭력적이고 파괴적이었던 역사를 떠올린바, 이러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전국 또는 최소한 출동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에 이르는 폭행·협박으로서 내란죄에서 말하는 폭동 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라며 반박했다.
윤석열 측은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벗기 위해 또 다른 출구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4월14일 첫 공판이 진행된 이후 줄곧 비상계엄은 대통령 고유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1997년 대법원은 사법부가 비상계엄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해진 경우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수 있다(96도3376).” 하지만 1월13일 윤석열 측 배보윤 변호사는 “1997년 대법원 판결은 최규하 대통령에 대해 내란죄 여부를 판시한 게 아니다. 대통령이 헌법 수호 책무를 부담하는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국가비상사태에서 국가긴급권 행사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계엄의 선포에 관해서는 헌법 제77조 및 계엄법에서 그 요건과 절차, 사후통제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탄핵심판에서 그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월7일 내란 특검은 이를 토대로 “헌법재판소의 사법심사 대상이 되는 국가긴급권의 행사는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에도 해당한다. (···) 이에 대해서는 내란죄가 수호하고자 하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 질서의 침해 발생에 대한 형사법적 판단과 책임 추궁이 강력히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진행된 지난 9개월 동안 윤석열 측은 법리를 다투기보다 ‘정치투쟁’에 집중했다. 1월13일 열린 결심공판도 마찬가지였다. 증거조사에만 11시간11분(휴식시간 포함)이 걸렸는데,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최종변론 직전인 1월9일 변호사 선임계를 새로 제출한 도태우 변호사는 결심공판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반복했다. 도 변호사가 “존경하는 재판장님, 법과 국민과 역사 그리고 하나님의 법정에서 한결같아야 할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숭고한 사명을 감당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라고 발언을 마치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귀연 재판장이 “계엄 선포 이유는 내용이 많으니, 겹치는 부분은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윤석열이 직접 나서서 각기 다른 내용이라고 항변했다. 이날 윤석열은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처음 마이크를 잡았다.
1월13일 윤석열 측 증거조사가 길어지면서 내란 특검은 재판 시작 11시간30분이 지난 오후 8시57분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발언권을 얻었다. 내란 특검 박억수 특검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석열에 대한 구형 이유가 담긴 논고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이다. 중간중간 땀을 닦아가며 약 40분 동안 논고문을 읽던 박 특검보는 구형하기에 앞서,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2·3 계엄 당시 윤석열이 건넨 ‘최상목 문건’.
“반성 없는 피고인, 사형선고 마땅하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고 한다.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형은 구형되고 있고 선고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해 사형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다.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 따라서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다.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 이에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여주시기 바란다.”
자정을 넘긴 1월14일 오전 0시11분, 윤석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비한 최후진술 원고를 재판부에 전달한 뒤 다시 자리에 앉고는, 재판부가 아닌 지지자들이 앉아 있는 방청석을 바라보며 발언을 시작했다. 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내란 수사를 받고 체포된, 그리고 헌정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한 윤석열은 마지막까지 반성하지 않았다. “야당과 체제 전복 세력이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의 한계 상황까지 몰고 가면서 계엄 선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유도하고 탄핵과 내란몰이를 기획”했고, 특검 수사결과는 “망상과 소설”이라며 열변을 토하던 그의 최후진술은 당초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겨 오전 1시41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은 친위 쿠데타가 아니라 “대국민 메시지 계엄”일 뿐인데, 이로 인해 파면되고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사형까지 구형받게 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자신이 순진했다고 한탄했다.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나. 친위 쿠데타 할 정도면 눈치가 빨라야죠. 정치적 후각이 뛰어나야죠. (···) 나라를 진정 사랑하고 자유와 정의를 지키려는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도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모두 내 부덕함의 소치다. 내가 좀 더 똑똑했더라면 정말 이러지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면서 그는 끝까지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12·3 비상계엄 당시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1항은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 윤석열은 “경찰에서 (국회) 게이트를 차단하는 데 이거(포고령)를 참조했다고 하는데,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에 관해서는 포고령에서 뭐라고 정해도 다 무효다. 하여튼 참 웃지 못할 일이 있긴 했다”라면서 국회 봉쇄의 책임이 포고령을 오인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호 전 청장은 같은 법정에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증언한 바 있다.
재판부는 윤석열을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오랫동안 독점하기 위해 친위 쿠데타를 벌인 내란우두머리로 판단할까? 아니면 그의 말대로 비상계엄을 선포해서라도 국가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절실하게 호소하려 했던 ‘순진한’ 대통령으로 봐줄까? 결론은 한 달 뒤인 2월19일 오후 3시에 나온다. 지귀연 재판장은 “재판부는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서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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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이 구형되는 순간 윤석열은 헛웃음을 지었다. 1월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석열에 대한 내란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오전 9시30분 재판이 시작되고 12시간이 지난 오후 9시35분,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석열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30년 만에 역사가 반복되었다. 윤석열이 앉은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피고인석 황금성사이트 은, 1996년 전두환이 내란 수괴와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바로 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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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은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면서 이 중 2호에 관해 언급했다. “이 사건은 2024년 12월3일 현직 대통령인 피고인 윤석열과 김용현 등이 국민이 받을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하여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 군 릴게임종류 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 권한 행사와 기능을 무력으로 정지시키는 한편, (···) 국회 무력화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부정선거 조작과 선거관리 사무 장악을 위해 군과 경찰을 동원해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강제로 침해한 사안이다.” 윤석열이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국회와 선관위)’을 강압해 ‘권능 행사’를 막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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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3일 결심공판에서 윤석열 측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전후 조치를 곧 내란이라고 연결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질서유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을 뿐, “국헌문란의 목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윤석열 측 이동찬 변호사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오히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적 민주주의 발동”이라고 강변했다. 30년 전과 같은 장면의 반복이었다. 1996년 당시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던 신군부 피고인들도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란죄는 ‘목적범’에 해당한다. 내란 특검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다는 걸 입증해야 범죄가 성립된다. 윤석열이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997년 4월17일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의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에 대한 판결(96도3376)에서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들의 행위와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그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라고 보았다.
1월7일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재판에서 내란 특검은 윤석열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윤석열의 행위와 그 과정, 결과와 관련한 간접 사실과 정황 사실을 종합해 국헌문란의 목적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증언과 비화폰 통화내역, CCTV 영상,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작성한 수첩(이하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작성한 휴대전화 메모 등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아래의 사실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은 군 병력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회를 전면 봉쇄했다. 이후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위해 모이자, 국회의원을 끌어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를 막으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주요 정치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합동 체포조 운영’을 시도했다. 부정선거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군 병력과 경찰을 선관위에 보내 불법 점거하고, 선관위 관계자들을 영장 없이 체포·구금하려 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벌어진 일련의 상황은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되고 준비된 것이었다. 내란 특검은 노상원 수첩, 경호처 비화폰 통화내역 등 추가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1월7일 재판부가 이를 허가했다. 〈시사IN〉이 입수한 ‘변경 공소장’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노상원 수첩 내용을 토대로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계획한 시점을 2023년 10월 이전으로 앞당기고, 비상계엄 목적을 ‘정치적 반대세력 제거’와 ‘장기 권력 독점’이라고 규정했다.
노상원 전 사령관은 자신의 수첩에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세력 붕괴/ 행사 후, 국회, 정치개혁, 민심관리 1년 정도, 헌법개정(재선~3선), 국가안전관리법 제정/ 선거구 조정, 선거권 박탈/ 행사 후속조치 사항 3월 중 보고, 헌법·법 개정, 저변 세력 확대 방안, 집권하는 방안, 후계자는?’이라고 적었다. 뒤이어 노 전 사령관은 ‘좌파 놈들을 분쇄시키는 방안’이라고 쓴 뒤 정치인 등의 이름을 나열했다. 내란 특검은 이를 근거로 윤석열 등이 “비상계엄 실행 전 준비 계획과 비상계엄 실행 후 조치사항을 정리하는 등 정치적 반대세력 내지 좌파세력을 붕괴시킨다는 인식 아래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라고 판단했다.
1월7일 내란 특검은 같은 재판에서 이른바 ‘최상목 문건’에 담긴 국헌문란 목적 의도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건넨 A4 크기의 종이 한 장에는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해 보고할 것’ ‘국회 관련 각종 자금을 완전 차단할 것’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특검은 이 문건이 “국회의 의결 없이 예비비를 우회해 편성하고, 국회 관련 모든 예산을 완전 차단하며, 위헌적·초헌법적 기구인 국가비상 입법기구 창설과 운영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라고 결론 내렸다.
2025년 11월3일 내란우두머리 재판을 마친 윤석열 측 변호인단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사IN 이명익
윤석열 측은 ‘폭동’은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우선 내란죄에서 폭동이란, 쉽게 떠오르는 것처럼 대규모 유혈 사태나 다수의 물리력 행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앞선 30년 전 전두환 사건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96도3376)은 “형법 제87조(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나 외포심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의(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 그 사실 자체만으로 국민에게 기본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1월13일 결심공판에서 윤석열 측 이경원 변호사는 “폭동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내란죄) 법리를 살펴보는 게 꼭 필요한가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내란죄로 의율한 전례는 없다. 종전 판례는 국헌문란 목적이 없는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간접정범으로 활용해 헌법기관인 대통령과 국무위원을 강압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사안이다.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는) 헌법기관에 대한 강압이 없었고, 난폭한 진압 행위도 외포한 적도 없었다. 종전과는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란 특검은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의 발령, 군 병력과 경찰의 국회·선관위 출동 내지 장악 시도 등 일련의 행위는 모두 하나의 폭동 행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병국 검사는 같은 법정에서 “이와 같은 폭동 행위의 전 과정과 모습은 다수의 언론을 통해 전국에 실시간 보도돼 전 국민이 지켜봤고, 자연스럽게 과거 위헌적 비상계엄에 근거해 헌법과 헌법상의 제도,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던 폭력적이고 파괴적이었던 역사를 떠올린바, 이러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전국 또는 최소한 출동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에 이르는 폭행·협박으로서 내란죄에서 말하는 폭동 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라며 반박했다.
윤석열 측은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벗기 위해 또 다른 출구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4월14일 첫 공판이 진행된 이후 줄곧 비상계엄은 대통령 고유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1997년 대법원은 사법부가 비상계엄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해진 경우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수 있다(96도3376).” 하지만 1월13일 윤석열 측 배보윤 변호사는 “1997년 대법원 판결은 최규하 대통령에 대해 내란죄 여부를 판시한 게 아니다. 대통령이 헌법 수호 책무를 부담하는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국가비상사태에서 국가긴급권 행사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계엄의 선포에 관해서는 헌법 제77조 및 계엄법에서 그 요건과 절차, 사후통제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탄핵심판에서 그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월7일 내란 특검은 이를 토대로 “헌법재판소의 사법심사 대상이 되는 국가긴급권의 행사는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에도 해당한다. (···) 이에 대해서는 내란죄가 수호하고자 하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 질서의 침해 발생에 대한 형사법적 판단과 책임 추궁이 강력히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진행된 지난 9개월 동안 윤석열 측은 법리를 다투기보다 ‘정치투쟁’에 집중했다. 1월13일 열린 결심공판도 마찬가지였다. 증거조사에만 11시간11분(휴식시간 포함)이 걸렸는데,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최종변론 직전인 1월9일 변호사 선임계를 새로 제출한 도태우 변호사는 결심공판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반복했다. 도 변호사가 “존경하는 재판장님, 법과 국민과 역사 그리고 하나님의 법정에서 한결같아야 할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숭고한 사명을 감당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라고 발언을 마치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귀연 재판장이 “계엄 선포 이유는 내용이 많으니, 겹치는 부분은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윤석열이 직접 나서서 각기 다른 내용이라고 항변했다. 이날 윤석열은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처음 마이크를 잡았다.
1월13일 윤석열 측 증거조사가 길어지면서 내란 특검은 재판 시작 11시간30분이 지난 오후 8시57분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발언권을 얻었다. 내란 특검 박억수 특검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석열에 대한 구형 이유가 담긴 논고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이다. 중간중간 땀을 닦아가며 약 40분 동안 논고문을 읽던 박 특검보는 구형하기에 앞서,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2·3 계엄 당시 윤석열이 건넨 ‘최상목 문건’.
“반성 없는 피고인, 사형선고 마땅하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고 한다.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형은 구형되고 있고 선고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해 사형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다.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 따라서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다.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 이에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여주시기 바란다.”
자정을 넘긴 1월14일 오전 0시11분, 윤석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비한 최후진술 원고를 재판부에 전달한 뒤 다시 자리에 앉고는, 재판부가 아닌 지지자들이 앉아 있는 방청석을 바라보며 발언을 시작했다. 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내란 수사를 받고 체포된, 그리고 헌정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한 윤석열은 마지막까지 반성하지 않았다. “야당과 체제 전복 세력이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의 한계 상황까지 몰고 가면서 계엄 선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유도하고 탄핵과 내란몰이를 기획”했고, 특검 수사결과는 “망상과 소설”이라며 열변을 토하던 그의 최후진술은 당초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겨 오전 1시41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은 친위 쿠데타가 아니라 “대국민 메시지 계엄”일 뿐인데, 이로 인해 파면되고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사형까지 구형받게 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자신이 순진했다고 한탄했다.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나. 친위 쿠데타 할 정도면 눈치가 빨라야죠. 정치적 후각이 뛰어나야죠. (···) 나라를 진정 사랑하고 자유와 정의를 지키려는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도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모두 내 부덕함의 소치다. 내가 좀 더 똑똑했더라면 정말 이러지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면서 그는 끝까지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12·3 비상계엄 당시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1항은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 윤석열은 “경찰에서 (국회) 게이트를 차단하는 데 이거(포고령)를 참조했다고 하는데,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에 관해서는 포고령에서 뭐라고 정해도 다 무효다. 하여튼 참 웃지 못할 일이 있긴 했다”라면서 국회 봉쇄의 책임이 포고령을 오인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호 전 청장은 같은 법정에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증언한 바 있다.
재판부는 윤석열을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오랫동안 독점하기 위해 친위 쿠데타를 벌인 내란우두머리로 판단할까? 아니면 그의 말대로 비상계엄을 선포해서라도 국가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절실하게 호소하려 했던 ‘순진한’ 대통령으로 봐줄까? 결론은 한 달 뒤인 2월19일 오후 3시에 나온다. 지귀연 재판장은 “재판부는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서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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