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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조현 외교부 장관이 패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외교부 장관으로는 5년만에 관훈토론회에 나온 조 현 장관은 90분간 최근 대한민국의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4명의 패널과 토론했다./연합뉴스
올해가 시작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숙청하며 1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미·중 세력권 정치가 올해 한층 노골화될 것이라는 전 릴게임갓 망이 지배적입니다.
한국을 둘러싼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엔 한국의 재래식 방위는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적으로 담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방한 당시의 합의를 뒤엎고, 관세를 25%까지 인상하겠다고 위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서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지난달 29일 5년 만에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조현 장관은 1시간 30분 동안 패널들과 대한민국의 주요 외교 현안을 놓고 토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느닷없는 관세 인상 발언과, NDS를 주도한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차관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후 열린 토론회였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언론 매체는 관세와 손오공릴게임 안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이 토론회를 기획하고 사회를 맡았던 입장에서 보면 통상교섭본부 문제, 외교부 인사,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관계에 대한 언급도 되새겨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3일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 바다이야기하는법 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기 전에악수하고 있다./뉴스1
“통상교섭본부, 외교부에서 떨어져 나가 안타깝다”
먼저 통상교섭본부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적으로 제기한 ‘관세 25%’에 대해 저는 “통상과 안보가 결합된 현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 시스템이 여전히 칸막이 구조에 오션파라다이스예시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통상교섭본부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산업통상부로 이관됐는데, 외교와 통상이 긴밀히 결합된 체제로 재편하거나 아예 미국 무역대표부(USTR)처럼 독립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외교부 직원들 상당수가 통상교섭본부가 외교부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지금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통상 기능이 외교부에 있었다면 협상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는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도 없는 엄중한 상황에서 주요국과의 협상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고, 현재 안보 상황 역시 조직 개편을 논의하기엔 녹록지 않다”고 했습니다.
조 장관은 “기회가 되면 통상교섭본부 재편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여건이 성숙됐다고 판단될 때 제기하겠다. 제기해서 성과가 없을 사안이라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본다”고 답습니다. 지난해 조 장관 취임 후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통상교섭본부의 이관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첫 발언이어서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이와 관련, 전임 외교부 장관 중에서는 윤영관 현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지난 2일 조선일보 ‘에디터의 Q’ 인터뷰에서 통상교섭본부 환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통상 기능이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간 것은 정경 분리 인식이 강하던 시기의 산물이다. 지금은 안보·기술·공급망이 긴밀히 얽혀 있다. 전 세계 공관망을 활용해 핵심 기술과 공급망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현재 체계는 이원화돼 정책 결과물이 제대로 통합되지 않는다. 통상 기능은 외교부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사 지체돼 초조함 있다는 얘기 듣고 있다”
두 번째는 인사 문제였습니다. 관훈 토론회 패널로 나온 한겨레신문 정치부의 박민희 선임기자는 “40여 개 공관이 공석이고 주요 간부 인사도 지연돼 외교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기자는 “국제 질서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외교부가 할 일이 굉장히 많은데 이렇게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이고, 공관장과 간부들을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임명할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윤석열 전 정부의 특임 대사들을 일괄적으로 불러들여 퇴진시킨 후, 전 세계 공관의 약 4분의 1이 반년 넘게 비어 있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인사를 급하게 하다 보면 꼭 사고가 나고 문제가 생기고 그래서 신중하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기다리는 데 초조함이 있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저로서는 우리 외교부 직원들에게 그런 관점에서 보지 말고, 제가 예를 들어서 이번에 출장길에 어느 공관에 들렀는데 대사 대리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대사 대리를 벌써 몇 달째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얘기를 쭉 하길래 얼마나 좋은 기회냐. 이런 기회에 능력 발휘를 충분히 해봐라. 그래서 지금 오히려 은근히 그대로 갔으면 하는 분위기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날 90분간의 관훈 토론회에서 조 장관은 대체로 평균점 이상의 답변을 내놓았지만, 이 부분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조 장관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을 넘기기 위해 약간의 유머를 섞어서 답변한 것으로 보이나 적절하다고 보는 이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외교부의 재외공관을 대사관, 총영사관이라고 하는데 여기엔 대사, 총영사가 없으면 공관이 잘 운영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대사 대리, 총영사 대리가 만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중요한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습니다.
평상시 공관이 그럭저럭 운영될 수 있으나 요즘처럼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위기상황에서는 하루 속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사와 총영사가 부임해야 합니다. 조 장관은 “2월까지 공관장 인사가 마무리되느냐”는 질문에 “데드라인을 정해 달라고 하시면 곤란하다. 곧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조 장관이 이날 확답을 하지 않아 40여 재외공관의 대사, 총영사 공백이 2월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한 가운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뉴스1
올 들어 임명된 공관장은 100% 비외교관
아울러 외교부 안팎에서는 비외교관 출신의 특임 공관장이 이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해 있습니다. 실제로 올 들어 재외공관장 5명이 임명됐는데 모두가 특임 공관장이었습니다. 올 들어 직업 외교관 출신은 단 한명도 대사, 총영사에 임명되지 않은 겁니다.
지난 1월 16일 인사에서 주이스라엘 대사에 박인호 전 공군참모총장이, 주선양 총영사에는 김성민 전 건국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임명됐습니다. 1월 29일엔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 강신철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주동티모르 대사에 장하연 전 서울경찰청장, 주호치민 총영사에 정정태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습니다.
특임공관장 제도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두 차례에 걸친 공관장 인사를 100% 외부 인사로만 채운 것은 이례적입니다. 외교부의 보도자료는 각 인사의 전문성을 강조합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군 출신을 보내 안보·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동남아 공관에는 영사·법률 전문가를 배치해 교민 보호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군·경·학계·법조계 출신 인사들이 주요 공관을 맡으면서,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외교 전문성보다 정치적·상징적 고려가 앞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외교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외교 현안을 총괄해본 경험이 없는 인사들을 잇따라 배치한 이번 인사는 외교 전문성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선택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이같은 인사의 깊은 배경엔, 현 정권의 외교관들에 대한 신뢰가 깊지 못하기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수십 년간 현장을 누비며 경험을 쌓은 고위 외교관들이 공관장 후보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박민희 기자는 관훈 토론회에서 인사 문제를 둘러 싼 외교부의 최근 분위기에 대해 “가라앉아 있다”고 했는데, 이는 상당히 절제된 표현입니다. 외교부는 그동안 본부에서 1급(차관보, 글로벌 다자외교조정관, 경제 외교조정관 등) 및 국장으로 일했던 역량있는 외교관들이 해외 주요 공관의 대사로 부임하며 대한민국 외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인사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체되고, 특임 공관장들이 대거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고위직 외교관들조차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외교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경험 많은 외교관들을 중용하지 않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외교를 담당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강하게 이견 표출 후 반드시 찾아가서 설명한다”
관훈 토론회에서는 또 조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관계가 화제가 됐습니다. 정 장관은 조 장관의 전주고 5년 선배 입니다. “고교 선배라는 사적 인연 때문에 통일부 입장을 지나치게 존중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에 조 장관은 “오히려 사적 연을 끊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받아 넘겼습니다. 그는 “회의에서 이견을 강하게 표출한 뒤에도 반드시 찾아가 논리를 설명한다”며 “부처 간 목표가 다른 만큼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정부 내 갈등으로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주파·동맹파’ 논쟁에 대해 조 장관은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은 언론”이라며 “현실파, 실용외교파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의 외교부 비판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외교부보다 통일부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는 얘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반박한 겁니다. 아무쪼록 두 부서의 관계가 조 장관이 이날 관훈 토론회에서 언급한 대로만 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을 듯합니다.
올해가 시작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숙청하며 1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미·중 세력권 정치가 올해 한층 노골화될 것이라는 전 릴게임갓 망이 지배적입니다.
한국을 둘러싼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엔 한국의 재래식 방위는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적으로 담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방한 당시의 합의를 뒤엎고, 관세를 25%까지 인상하겠다고 위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서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지난달 29일 5년 만에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조현 장관은 1시간 30분 동안 패널들과 대한민국의 주요 외교 현안을 놓고 토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느닷없는 관세 인상 발언과, NDS를 주도한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차관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후 열린 토론회였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언론 매체는 관세와 손오공릴게임 안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이 토론회를 기획하고 사회를 맡았던 입장에서 보면 통상교섭본부 문제, 외교부 인사,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관계에 대한 언급도 되새겨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3일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 바다이야기하는법 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기 전에악수하고 있다./뉴스1
“통상교섭본부, 외교부에서 떨어져 나가 안타깝다”
먼저 통상교섭본부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적으로 제기한 ‘관세 25%’에 대해 저는 “통상과 안보가 결합된 현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 시스템이 여전히 칸막이 구조에 오션파라다이스예시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통상교섭본부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산업통상부로 이관됐는데, 외교와 통상이 긴밀히 결합된 체제로 재편하거나 아예 미국 무역대표부(USTR)처럼 독립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외교부 직원들 상당수가 통상교섭본부가 외교부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지금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통상 기능이 외교부에 있었다면 협상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는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도 없는 엄중한 상황에서 주요국과의 협상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고, 현재 안보 상황 역시 조직 개편을 논의하기엔 녹록지 않다”고 했습니다.
조 장관은 “기회가 되면 통상교섭본부 재편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여건이 성숙됐다고 판단될 때 제기하겠다. 제기해서 성과가 없을 사안이라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본다”고 답습니다. 지난해 조 장관 취임 후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통상교섭본부의 이관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첫 발언이어서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이와 관련, 전임 외교부 장관 중에서는 윤영관 현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지난 2일 조선일보 ‘에디터의 Q’ 인터뷰에서 통상교섭본부 환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통상 기능이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간 것은 정경 분리 인식이 강하던 시기의 산물이다. 지금은 안보·기술·공급망이 긴밀히 얽혀 있다. 전 세계 공관망을 활용해 핵심 기술과 공급망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현재 체계는 이원화돼 정책 결과물이 제대로 통합되지 않는다. 통상 기능은 외교부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사 지체돼 초조함 있다는 얘기 듣고 있다”
두 번째는 인사 문제였습니다. 관훈 토론회 패널로 나온 한겨레신문 정치부의 박민희 선임기자는 “40여 개 공관이 공석이고 주요 간부 인사도 지연돼 외교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기자는 “국제 질서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외교부가 할 일이 굉장히 많은데 이렇게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이고, 공관장과 간부들을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임명할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윤석열 전 정부의 특임 대사들을 일괄적으로 불러들여 퇴진시킨 후, 전 세계 공관의 약 4분의 1이 반년 넘게 비어 있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인사를 급하게 하다 보면 꼭 사고가 나고 문제가 생기고 그래서 신중하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기다리는 데 초조함이 있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저로서는 우리 외교부 직원들에게 그런 관점에서 보지 말고, 제가 예를 들어서 이번에 출장길에 어느 공관에 들렀는데 대사 대리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대사 대리를 벌써 몇 달째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얘기를 쭉 하길래 얼마나 좋은 기회냐. 이런 기회에 능력 발휘를 충분히 해봐라. 그래서 지금 오히려 은근히 그대로 갔으면 하는 분위기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날 90분간의 관훈 토론회에서 조 장관은 대체로 평균점 이상의 답변을 내놓았지만, 이 부분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조 장관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을 넘기기 위해 약간의 유머를 섞어서 답변한 것으로 보이나 적절하다고 보는 이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외교부의 재외공관을 대사관, 총영사관이라고 하는데 여기엔 대사, 총영사가 없으면 공관이 잘 운영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대사 대리, 총영사 대리가 만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중요한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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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임명된 공관장은 100% 비외교관
아울러 외교부 안팎에서는 비외교관 출신의 특임 공관장이 이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해 있습니다. 실제로 올 들어 재외공관장 5명이 임명됐는데 모두가 특임 공관장이었습니다. 올 들어 직업 외교관 출신은 단 한명도 대사, 총영사에 임명되지 않은 겁니다.
지난 1월 16일 인사에서 주이스라엘 대사에 박인호 전 공군참모총장이, 주선양 총영사에는 김성민 전 건국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임명됐습니다. 1월 29일엔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 강신철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주동티모르 대사에 장하연 전 서울경찰청장, 주호치민 총영사에 정정태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습니다.
특임공관장 제도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두 차례에 걸친 공관장 인사를 100% 외부 인사로만 채운 것은 이례적입니다. 외교부의 보도자료는 각 인사의 전문성을 강조합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군 출신을 보내 안보·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동남아 공관에는 영사·법률 전문가를 배치해 교민 보호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군·경·학계·법조계 출신 인사들이 주요 공관을 맡으면서,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외교 전문성보다 정치적·상징적 고려가 앞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외교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외교 현안을 총괄해본 경험이 없는 인사들을 잇따라 배치한 이번 인사는 외교 전문성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선택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이같은 인사의 깊은 배경엔, 현 정권의 외교관들에 대한 신뢰가 깊지 못하기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수십 년간 현장을 누비며 경험을 쌓은 고위 외교관들이 공관장 후보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박민희 기자는 관훈 토론회에서 인사 문제를 둘러 싼 외교부의 최근 분위기에 대해 “가라앉아 있다”고 했는데, 이는 상당히 절제된 표현입니다. 외교부는 그동안 본부에서 1급(차관보, 글로벌 다자외교조정관, 경제 외교조정관 등) 및 국장으로 일했던 역량있는 외교관들이 해외 주요 공관의 대사로 부임하며 대한민국 외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인사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체되고, 특임 공관장들이 대거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고위직 외교관들조차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외교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경험 많은 외교관들을 중용하지 않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외교를 담당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강하게 이견 표출 후 반드시 찾아가서 설명한다”
관훈 토론회에서는 또 조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관계가 화제가 됐습니다. 정 장관은 조 장관의 전주고 5년 선배 입니다. “고교 선배라는 사적 인연 때문에 통일부 입장을 지나치게 존중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에 조 장관은 “오히려 사적 연을 끊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받아 넘겼습니다. 그는 “회의에서 이견을 강하게 표출한 뒤에도 반드시 찾아가 논리를 설명한다”며 “부처 간 목표가 다른 만큼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정부 내 갈등으로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주파·동맹파’ 논쟁에 대해 조 장관은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은 언론”이라며 “현실파, 실용외교파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의 외교부 비판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외교부보다 통일부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는 얘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반박한 겁니다. 아무쪼록 두 부서의 관계가 조 장관이 이날 관훈 토론회에서 언급한 대로만 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