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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예 작가 신상호가 지난달 26일 경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신상호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 중 '구운 그림' 앞에 서 있다. 가로·세로 50㎝ 크기의 타일을 이어붙여 하나의 벽화를 완성하는 작업이다. 과천=연합뉴스
"제가 만난 흙이라는 재료는 대단히 좋은 재료입니다. 지구상에서 고갈되지 않는 근원적 물질입니다. 인간의 아이디어와 함께라면 대단한 시너지를 낸다는 믿음으로, 흙을 중심으로 독자적 체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평생 도자라는 소재를 활용해 전통과 현대, 공예와 미술을 넘나든 작가 신상호(78)의 대규모 바다이야기5만 회고전 '무한변주'가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전통 도자기에서 시작해 조각, 건축,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 160여 점이 소개된다. 전시 제목처럼 형태는 '무한히' 변화하지만, 모두 흙을 재료로 가마에서 구운 도자 작품이다.
클레이아 바다이야기고래출현 크김해미술관 외벽을 덮은 '구운 그림-무제'.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특히 눈길을 끄는 건 2001년부터 시작한 '구운 그림' 연작. 가로·세로 각 50㎝, 두께 1∼1.5㎝의 도자 타일로 벽면을 채우는 작품이다.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 고속터미널 승강장과 서초 삼성타운, 종로구 콘코디언빌딩, 김해 클 사이다쿨접속방법 레이아크미술관 등의 외벽을 장식했다. 신상호는 "그릇을 만드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현대 도예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신상호-무한변주' 전시에 소개된 신상호의 대표작 '분청' 연작. 도자기 표면에 스케치를 그리고 지우며 바다이야기고래출현 깎아내는 방식으로 제작돼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주목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다른 작품에도 작가의 도전적 기질이 넘친다. 1990년부터 만든 '분청' 연작은 전형적 도자기지만, 대나무 칼로 표면에 선을 긁었다가 지우는 반복적 작업을 통해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과감한 표현력 때문에 바다이야기프로그램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영국박물관이나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소장하고 있다.
흙을 빚어 동물 형상 도자 작품으로 만들어낸 신상호의 '아프리카의 꿈' 연작.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00년대에 완성한 '아프리카의 꿈' 연작은 홍학, 소, 양, 사슴 등 동물 형상을 띤 조각이다. 영국에서 본 아프리카 미술 전시에 매혹돼 흙 자체의 생명력을 조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2017년부터는 평면 회화에 도전해 추상표현주의 유화를 연상시키는 '묵시록' 연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도예 작가 신상호가 지난달 26일 경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전에 참석해 도자 평면 회화인 '묵시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현대 도예사를 이끈 작가로 평가되지만 신상호는 늘 외부인이자 경계인이었다. 1979년 일본에서 배운 가스 가마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면서 전통 도예 쪽에선 그를 이단으로 여겼다. 순수미술 영역에서는 도예 자체를 '서자' 취급했다. 그럼에도 그는 흙을 놓지 않고 실험을 지속해 왔다. 신상호는 "한 가지만 반복하는 것은 내 성격에 맞지 않다"면서 "불안하지만 늘 새로움을 시도했기에 흙이라는 재료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9일까지.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자 admin@119sh.info
"제가 만난 흙이라는 재료는 대단히 좋은 재료입니다. 지구상에서 고갈되지 않는 근원적 물질입니다. 인간의 아이디어와 함께라면 대단한 시너지를 낸다는 믿음으로, 흙을 중심으로 독자적 체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평생 도자라는 소재를 활용해 전통과 현대, 공예와 미술을 넘나든 작가 신상호(78)의 대규모 바다이야기5만 회고전 '무한변주'가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전통 도자기에서 시작해 조각, 건축,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 160여 점이 소개된다. 전시 제목처럼 형태는 '무한히' 변화하지만, 모두 흙을 재료로 가마에서 구운 도자 작품이다.
클레이아 바다이야기고래출현 크김해미술관 외벽을 덮은 '구운 그림-무제'.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특히 눈길을 끄는 건 2001년부터 시작한 '구운 그림' 연작. 가로·세로 각 50㎝, 두께 1∼1.5㎝의 도자 타일로 벽면을 채우는 작품이다.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 고속터미널 승강장과 서초 삼성타운, 종로구 콘코디언빌딩, 김해 클 사이다쿨접속방법 레이아크미술관 등의 외벽을 장식했다. 신상호는 "그릇을 만드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현대 도예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신상호-무한변주' 전시에 소개된 신상호의 대표작 '분청' 연작. 도자기 표면에 스케치를 그리고 지우며 바다이야기고래출현 깎아내는 방식으로 제작돼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주목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다른 작품에도 작가의 도전적 기질이 넘친다. 1990년부터 만든 '분청' 연작은 전형적 도자기지만, 대나무 칼로 표면에 선을 긁었다가 지우는 반복적 작업을 통해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과감한 표현력 때문에 바다이야기프로그램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영국박물관이나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소장하고 있다.
흙을 빚어 동물 형상 도자 작품으로 만들어낸 신상호의 '아프리카의 꿈' 연작.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00년대에 완성한 '아프리카의 꿈' 연작은 홍학, 소, 양, 사슴 등 동물 형상을 띤 조각이다. 영국에서 본 아프리카 미술 전시에 매혹돼 흙 자체의 생명력을 조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2017년부터는 평면 회화에 도전해 추상표현주의 유화를 연상시키는 '묵시록' 연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도예 작가 신상호가 지난달 26일 경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전에 참석해 도자 평면 회화인 '묵시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현대 도예사를 이끈 작가로 평가되지만 신상호는 늘 외부인이자 경계인이었다. 1979년 일본에서 배운 가스 가마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면서 전통 도예 쪽에선 그를 이단으로 여겼다. 순수미술 영역에서는 도예 자체를 '서자' 취급했다. 그럼에도 그는 흙을 놓지 않고 실험을 지속해 왔다. 신상호는 "한 가지만 반복하는 것은 내 성격에 맞지 않다"면서 "불안하지만 늘 새로움을 시도했기에 흙이라는 재료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9일까지.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