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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국사학과에서 후학을 양성 중인 신희권 교수는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국내외 문화유산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지켜온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과 더불어 현재를 사는 우리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즐기게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 교수.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화유산을 보유한 나라. 세계인이 주목하고, 보존의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은 세계유산이 있다증권컨설팅
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관련한 기구가 우리나라에도 설치돼 있는데, 바로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다.
이코모스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테다. 1999년 창립돼 2004년 사단법인이 된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문화유산과 보존·관리·활용분야에 대한 자문과 연구활동을 담당한오리지널바다이야기
다. 소속 위원회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유관기관과 지자체에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 더 나아가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국제사회와 문화유산 보존 관리에 있어 쟁점과 동향으로 서로 교류하고 있어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보존 관리 방향에 대해서도 협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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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국사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신희권 교수는 이코모스 한국위원회의 사무총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 교수는 “세계유산에 등재할 때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갖춰야 하는데, 그 기준이 10개 정도 된다”며 “등재 신청을 하면 그 기준에 맞춰 누가 심사하면 좋을지 심사 위원들의 NGO 그룹이 결성돼 증권분석사이트
있는데, 문화유산 분야의 자문기구가 바로 이코모스다”라고 설명했다.
즉 세계 곳곳에 지정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문화유산뿐 아니라 경기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수원화성이나 남한산성 등도 바로 이코모스의 자문을 받아 선정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오늘날의 수많은 세계유산들은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해있다. 지구중국주식
가 가장 위협받고 있는 요소인 기후위기로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국제분쟁으로 발발한 전쟁들로 문화유산들이 파괴된다. 또 개발과 문화유산 보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가치를 잃기도 한다. 이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문제이다.
세계유산은 지정이 됐다고 해서 그 지위가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위의 사례처럼 가치를 상실하거나 앞으로 그럴 우려가 있을 때 위험에 처한 유산으로 등재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세계 유산이 전체의 약 5% 정도라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시 심사위원 NGO그룹 결성 자문기구 역할
문화유산 관리·미래대책 어젠다 등 선제적 대응이 업무의 80% 차지
‘조선수도 방어체계’ 다음 ‘양주 회암사지’ 이르면 2029년 등재 전망
옛것만 고집해선 현대사회 공존 못해 시각 바꿔 활용땐 더 쉽게 풀려
신 교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보통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은 올해 무엇이 등재되는가이지만 이것은 이코모스가 하는 일의 약 20% 정도의 비중”이라며 “나머지는 문화유산을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와 같은 미래 대책들을 어젠다로 설정해 선제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가장 유네스코에서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세계유산 영향평가’라는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도입을 했는데, 예전에는 환경영향평가의 하나로 문화유산 영향평가를 했다면 이제는 별도로 하게 돼 있다”면서 “사전에 영향평가를 해서 개발을 못하게 하자는 것이 아닌 개발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경제개발을 시작해 1999년 문화재 지표조사가 의무화 됐다. 그전까지는 개발하다 문화재가 발견되면 자발적으로 신고를 하고, 그 시행자가 발굴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이로 인해 여러 문제가 생겼는데, 그중 하나의 사례가 신 교수가 발굴한 풍납토성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구나, 이걸 지켜야 되는 당위성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사회는 진일보했다. 문화유산 최고의 보전은 ‘활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오늘날이다. 불과 20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인식이 변한 것이다. 신 교수는 “이제는 지킨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과 더불어 당대를 사는 우리가 그걸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즐기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유산 역시 대표적인 보전이자 활용이라고 본다”는 생각을 밝혔다.
광화문 발굴과 복원 과정에 참여했던 것도 그런 점에서 신 교수에게는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광화문 앞길이 차 없이 육조거리처럼 광장으로 넓게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나중에는 이 거리가 대한민국의 상징 거리가 돼 광장을 가득 메운 외국인과 국민들의 모습으로 북적거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콘텐츠는 도시를 결국 세계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경우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으로 이어지는 ‘조선수도 방어체계’ 다음으로 ‘양주 회암사지’가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으로 선정됐다. 신 교수는 빠르면 2029년까지 회암사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핵심 종교 중 하나인 불교에서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종파인 선종은 13~14세기에 정점을 찍는다. 선종 불교는 모든 것이 규범화돼 있고, 이것을 동일하게 지켜 사찰이 건립됐는데 지금 그 규범에 따라 만들어진 사찰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실정이다. 선종 불교의 전형적인 법도에 따라 만들어진 현존 사찰이나 폐허가 된 사찰의 증거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양주 회암사지인 것이다.
신 교수는 “회암사지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후원한 조선 초기 최대 사찰이다. 임진왜란 때 불타 폐사가 되는 걸로 알려졌는데, 백성들 사이에서 신성시 되면서 폐허가 됐지만 보존을 한 것”이라며 “동아시아를 풍미했던 불교의 선종 사원의 전형적인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라고 의미와 가치를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도 사람이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에 신 교수는 도시재생에 대해 언급했다. 콘셉트를 잘 잡아 경주의 ‘황리단길’처럼 브랜딩을 잘하면 완전히 도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고층 건물을 지어야만 나의 재산가치가 늘어나냐고 하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우리가 세계 여행을 가면 들르는 곳이 문화유산이 있는 곳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게, 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머물게 할 수 있다면 문화유산 때문에 로또를 맞았다고 할 수도 있다. 수원의 행궁동도 좋은 사례이다”고 했다.
꼭 옛것만 고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각각의 도시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면 문화유산은 만들어야 하는 존재가 아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존재이다. 그러니 그걸 이용하면 된다. 고민 자체를 다른 쪽으로 하면 더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이제는 ‘K’자가 붙으면 세계에서 인정받는 시대이다. K-컬처가 세계적으로도 호황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콘텐츠 중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가 바로 K-헤리티지라는 것이 신 교수의 생각이다.
“K-헤리티지에 대해 어떻게 우리가 가치를 발굴해 알리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분야별로 조사도 하고 연구도 많이 해야 하죠. 국민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하는 이러한 작업들을 앞장서서 하려고 합니다.”
■신희권 교수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학사 및 석사 졸업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박사
▲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및 학예연구관
▲창덕궁 관리소장,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현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서울시립대 박물관장
▲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전문위원,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저서 ‘한양도성 서울을 흐르다’, ‘목간으로 백제를 읽다’, ‘창덕궁, 왕의 마음을 훔치다’, ‘문화유산학 개론’ 등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