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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로딩 시간게임 진입 속도가 빠르며 쾌적한 U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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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
[인터뷰] 최초 여자 배구 예능 MBC '신인감독 김연경' 권락희 PD 시청자 울린 '언더독' 성장 서사 "'나도 해보자'는 마음 생긴다면" 인기 힘 입어 한 회 연장 "전체 배구계 긍정 영향 끼칠 수 있길"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MBC '신인감독 김연경' 스틸컷. 사진=MBC 제공.
여자 배구는 '마이너 종목'이라는 숙명을 견뎌왔다. 여자 배구는 비인기 스포츠이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도 쉽게 통용돼왔다. 국내 4대 스포츠 중 유일하게 2부 리그가 없어 선수들의 성장이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주전에서 밀린 선수들의 재정비를 담당하는 2부 리그가 없기에 실패가 허용되지 않고 바로 방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괜찮은 선수일 수 있지만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직 상태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랬던 여자 배구가 이젠 화제와 인기의 중심에 섰다. MBC가 국내외 배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실력과 경력을 가진 '배구계의 전설' 김연경 선수를 신인 감독으로 내세우며 국내 최초의 배구 예능을 선보이면서 부터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를 연출한 권락희 PD가 '여자 배구'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 여자 배구의 '숙명' 때문이었다. 지난달 28일 미디어오늘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권 PD는 “안 될 이유를 찾기보다 잘 될 이유 단 한 가지를 찾아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방송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 MBC '신인감독 김연경' 권락희 PD. 사진=M BC 제공.
시청자 울린 '언더독' 성장 서사 “'나도 해보자'는 마음 생긴다면”
프로그램의 전체 틀은 '언더독'의 성장 서사다. 저마다의 간절함으로 모인 선수들이 '배구 황제' 김연경의 감독으로 다시 배구를 시작한다. 프로에서 방출된 선수 ,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 은퇴 후 다시 도전하는 선수들로 꾸린 프로팀 선발 방식과 팀명 '필승 원더독스'에도 기획의도가 녹아있다. 권 PD는 “언제나 언더독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렸다”며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그 순간들을 깊이 애정한다”고 말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 포스터. 사진=MBC 제공.
제작진은 1화에서 '운동선수들의 실력은 연봉으로 평가된다'며 원더독스와 프로 정상급 선수의 연봉을 비교, 등급을 공개했다. 잔인한 방식이었지만 “돈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정성적인 부분에 대해 좀 더 마음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권 PD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던 의도도 녹아 있었다. 다만 권 PD는 선수들의 열의와 시청자의 응원을 끌어내기 위해 등급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선수들은 상처받기보다는 앞으로 뭔가 보여주겠다는 열의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저마다의 힘들었던 기억과 편견을 극복하는 선수들의 간절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특히 특유의 “넵!” 리액션으로 일명 '넵쿠시'라고 불리는 몽골 출신 인쿠시 선수의 뜨거운 성장 서사는 방송에 스며들게 하는 주요 포인트다. 단번에 극복되진 않지만 선수들은 내 옆의 다른 선수들, 김연경 감독과 함께하면서 한 발씩 성장하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해 간다. 제작진은 이를 방송에서 “배구란 오케스트라와도 같아서 대단치 않은 개인이 모여 하나가 되는 순간 비로소 팀이 완성된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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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PD는 “벼랑 끝에 내몰릴수록 오히려 더 강한 스파이크를 날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그 말은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라고 했다. 또 “좋은 영화를 보고 가슴이 벅차오를 때 괜히 나도 그 주인공처럼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처럼, 누군가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자연스럽게 용기를 얻게 되지않나”라며 “아주 작은 일이라도 이 방송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감독' 김연경의 진심 “예능인지 다큐인지 제작진도 헷갈려”
'신인감독 김연경'은 감독 김연경의 선수 은퇴 후 첫 행보다. 제작진은 '선수들이 세계 1위의 코칭을 받으면 과연 어떻게 변할까?'라는 생각 하나로 다짜고짜 기획안을 들고 김연경 감독을 찾았다. 첫 만남 자리에서 배구를 소재로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까 이야기하다 보니 세 시간이 훌쩍 넘었다. 제작진은 그 후로도 몇 번씩이나 추가로 만나 김연경 감독과 함께 기획 방향을 함께 다듬으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만큼 '감독' 김연경은 이 프로그램, 그리고 감독 역할에 '진심'이다. 권 PD가 “예능인지 다큐인지 우리조차 헷갈릴 정도”였다고 말할 정도다. 그의 진심은 방송에서도 잘 드러난다. 초반엔 감독이 자꾸만 코트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선수들이 범실을 했을 때의 눈빛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의 통찰력은 날카롭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동작 하나,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핵심을 짚으며 해결책을 준다.
▲ MBC '신인감독 김연경' 방송화면. 사진=MBC 제공.
기적적으로 동점이 됐을 때도 김연경 감독은 마냥 기뻐하지 않는다. '당장의 득점보다 중요한 건 과정'이기 때문이다. 김연경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 과정을 가르친다. 단순히 몸만 쓰는 반복 훈련이 아니라,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배구를 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실제 김연경 감독이 훈련 중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도 “뭔 말인지 알아?”, “다 이해했어?”다.
권 PD는 “출연자와 이렇게 몇 달 동안 매일 함께한 경험은 방송 일을 하면서 처음이다. 실제로 매일 훈련을 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그 모든 과정의 중심엔 항상 김연경 감독이 있었다”며 “가끔은 '와, 김연경이란 존재를 이렇게 친구처럼 매일 봐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에겐 '레전드의 코치를 받은 언더독이 어떻게 변할까?'가 가장 궁금한 지점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감독 이야기에 더 집중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언더독의 성장 서사이면서도 감독은 처음인 '배구 황제'의 리더로서의 성장 서사이다. '뛰어난 선수는 뛰어난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암묵적인 룰을 깨버리고 감독 김연경은 감독으로서의 뛰어난 통찰력과 분석력을 보여준다.
제작진 역시 이에 발맞춰 감독의 코칭을 더 세밀하게 보여준다. 일반 배구 경기와 다르게 감독이 경기 전후와 경기 도중 전략을 짜는 장면을 상세히 보여주니 배구가 더 재밌다. 감독 지휘를 보는 게 선수들의 경기보다 더 흥미롭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제 더는 '감독 김연경'을 둘러쌌던 방송용 '가짜 지도자'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MBC에서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 팀
“MBC에서 배구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 팀”이라고 말할 정도로 제작진은 모두 자칭 '배구 덕후'다. 배구를 다룬 만화 '하이큐' 덕후 PD부터 프로 배구 팬 작가까지 다 모였다. 그만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서도 부단히 애썼다. 권 PD는 “진짜 배구단을 만들기 위해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체육관, 합숙소, 버스, 라커룸, 비디오 미팅을 위한 공간 확보까지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배구를 몰라도 재밌는 배구 예능'이라는 호평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도 제작진의 노력 덕분이다. 제작진은 편집을 할 때도 '사람 이야기'에 집중했다. 권 PD는 “멀리서만 보면 알 수 없는 현장 속의 모든 표정과 대화에 현미경을 들이밀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 회차에 약 2시간이라는 꽤 긴 분량임에도 시청자들은 세세한 장면 편집과 친절한 설명에 빠져들어 자연스럽게 배구에 스며든다.
▲ MBC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표승주 선수, '부매니저' 가수 부승관, 김연경 감독. 사진=MBC 제공.
일명 '부매니저', 연예계 대표 배구 열성팬으로 유명한 그룹 '세븐틴'의 멤버 부승관도 프로그램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필승 원더독스'의 팀 매니저인 '부매니저'는 선수들의 물을 챙기고, 경기장을 정비하고, 손수 응원 편지까지 쓰면서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준다. 권 PD는 “승관님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바로 떠오른 분”이라며 “마침 예전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만났었는데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친구라 프로그램 론칭을 확정짓자마자 주저 없이 섭외 연락을 했다. 배구에 진심인 승관님이라 무조건 함께 하게 될 운명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 PD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일본의 고교배구 강호 슈지츠 고교와의 첫 '한일전'이다. 권 PD는 “실시간으로 손발이 차가워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던 순간이었다. 제작진도 팀해체를 걸고 뛰는 입장이라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며 “일본 경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새벽까지 잠 못 들던 그 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전체 배구계에 긍정적 영향력 끼칠 수 있길”
SBS '골 때리는 그녀들', tvN '무쇠소녀단' 등 여성들의 스포츠를 다룬 예능은 있었지만, '신인감독 김연경'은 여성 선수에 더해 '여성 감독'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여성 선수들이 주축이어도 감독은 늘 남성이었던 다른 스포츠, 예능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선수들을 감독할 지휘자로도 여성을 택했다. 그리고 김연경 감독은 다채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 방송을 한 회차 연장해 9회로 확대 편성했다. 권 PD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가 실제 배구계의 변화로도 이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권 PD는 “이 프로그램은다른 예능과 다르게 실제 스포츠 영역과 긴밀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직관경기를 개최할 수도 있고, 선수들의 거취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배구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선 얼마 되지 않는 실업팀과 프로팀들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프로그램이 이들 간의 원활한 연계와 발전으로 이어져 전체 배구계에 긍정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염원이 실제로 이어질 때까지 여자 배구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MBC '신인감독 김연경' 스틸컷. 사진=MBC 제공.
여자 배구는 '마이너 종목'이라는 숙명을 견뎌왔다. 여자 배구는 비인기 스포츠이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도 쉽게 통용돼왔다. 국내 4대 스포츠 중 유일하게 2부 리그가 없어 선수들의 성장이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주전에서 밀린 선수들의 재정비를 담당하는 2부 리그가 없기에 실패가 허용되지 않고 바로 방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괜찮은 선수일 수 있지만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직 상태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랬던 여자 배구가 이젠 화제와 인기의 중심에 섰다. MBC가 국내외 배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실력과 경력을 가진 '배구계의 전설' 김연경 선수를 신인 감독으로 내세우며 국내 최초의 배구 예능을 선보이면서 부터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를 연출한 권락희 PD가 '여자 배구'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 여자 배구의 '숙명' 때문이었다. 지난달 28일 미디어오늘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권 PD는 “안 될 이유를 찾기보다 잘 될 이유 단 한 가지를 찾아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방송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 MBC '신인감독 김연경' 권락희 PD. 사진=M BC 제공.
시청자 울린 '언더독' 성장 서사 “'나도 해보자'는 마음 생긴다면”
프로그램의 전체 틀은 '언더독'의 성장 서사다. 저마다의 간절함으로 모인 선수들이 '배구 황제' 김연경의 감독으로 다시 배구를 시작한다. 프로에서 방출된 선수 ,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 은퇴 후 다시 도전하는 선수들로 꾸린 프로팀 선발 방식과 팀명 '필승 원더독스'에도 기획의도가 녹아있다. 권 PD는 “언제나 언더독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렸다”며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그 순간들을 깊이 애정한다”고 말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 포스터. 사진=MBC 제공.
제작진은 1화에서 '운동선수들의 실력은 연봉으로 평가된다'며 원더독스와 프로 정상급 선수의 연봉을 비교, 등급을 공개했다. 잔인한 방식이었지만 “돈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정성적인 부분에 대해 좀 더 마음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권 PD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던 의도도 녹아 있었다. 다만 권 PD는 선수들의 열의와 시청자의 응원을 끌어내기 위해 등급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선수들은 상처받기보다는 앞으로 뭔가 보여주겠다는 열의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저마다의 힘들었던 기억과 편견을 극복하는 선수들의 간절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특히 특유의 “넵!” 리액션으로 일명 '넵쿠시'라고 불리는 몽골 출신 인쿠시 선수의 뜨거운 성장 서사는 방송에 스며들게 하는 주요 포인트다. 단번에 극복되진 않지만 선수들은 내 옆의 다른 선수들, 김연경 감독과 함께하면서 한 발씩 성장하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해 간다. 제작진은 이를 방송에서 “배구란 오케스트라와도 같아서 대단치 않은 개인이 모여 하나가 되는 순간 비로소 팀이 완성된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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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PD는 “벼랑 끝에 내몰릴수록 오히려 더 강한 스파이크를 날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그 말은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라고 했다. 또 “좋은 영화를 보고 가슴이 벅차오를 때 괜히 나도 그 주인공처럼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처럼, 누군가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자연스럽게 용기를 얻게 되지않나”라며 “아주 작은 일이라도 이 방송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감독' 김연경의 진심 “예능인지 다큐인지 제작진도 헷갈려”
'신인감독 김연경'은 감독 김연경의 선수 은퇴 후 첫 행보다. 제작진은 '선수들이 세계 1위의 코칭을 받으면 과연 어떻게 변할까?'라는 생각 하나로 다짜고짜 기획안을 들고 김연경 감독을 찾았다. 첫 만남 자리에서 배구를 소재로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까 이야기하다 보니 세 시간이 훌쩍 넘었다. 제작진은 그 후로도 몇 번씩이나 추가로 만나 김연경 감독과 함께 기획 방향을 함께 다듬으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만큼 '감독' 김연경은 이 프로그램, 그리고 감독 역할에 '진심'이다. 권 PD가 “예능인지 다큐인지 우리조차 헷갈릴 정도”였다고 말할 정도다. 그의 진심은 방송에서도 잘 드러난다. 초반엔 감독이 자꾸만 코트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선수들이 범실을 했을 때의 눈빛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의 통찰력은 날카롭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동작 하나,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핵심을 짚으며 해결책을 준다.
▲ MBC '신인감독 김연경' 방송화면. 사진=MBC 제공.
기적적으로 동점이 됐을 때도 김연경 감독은 마냥 기뻐하지 않는다. '당장의 득점보다 중요한 건 과정'이기 때문이다. 김연경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 과정을 가르친다. 단순히 몸만 쓰는 반복 훈련이 아니라,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배구를 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실제 김연경 감독이 훈련 중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도 “뭔 말인지 알아?”, “다 이해했어?”다.
권 PD는 “출연자와 이렇게 몇 달 동안 매일 함께한 경험은 방송 일을 하면서 처음이다. 실제로 매일 훈련을 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그 모든 과정의 중심엔 항상 김연경 감독이 있었다”며 “가끔은 '와, 김연경이란 존재를 이렇게 친구처럼 매일 봐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에겐 '레전드의 코치를 받은 언더독이 어떻게 변할까?'가 가장 궁금한 지점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감독 이야기에 더 집중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언더독의 성장 서사이면서도 감독은 처음인 '배구 황제'의 리더로서의 성장 서사이다. '뛰어난 선수는 뛰어난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암묵적인 룰을 깨버리고 감독 김연경은 감독으로서의 뛰어난 통찰력과 분석력을 보여준다.
제작진 역시 이에 발맞춰 감독의 코칭을 더 세밀하게 보여준다. 일반 배구 경기와 다르게 감독이 경기 전후와 경기 도중 전략을 짜는 장면을 상세히 보여주니 배구가 더 재밌다. 감독 지휘를 보는 게 선수들의 경기보다 더 흥미롭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제 더는 '감독 김연경'을 둘러쌌던 방송용 '가짜 지도자'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MBC에서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 팀
“MBC에서 배구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 팀”이라고 말할 정도로 제작진은 모두 자칭 '배구 덕후'다. 배구를 다룬 만화 '하이큐' 덕후 PD부터 프로 배구 팬 작가까지 다 모였다. 그만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서도 부단히 애썼다. 권 PD는 “진짜 배구단을 만들기 위해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체육관, 합숙소, 버스, 라커룸, 비디오 미팅을 위한 공간 확보까지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배구를 몰라도 재밌는 배구 예능'이라는 호평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도 제작진의 노력 덕분이다. 제작진은 편집을 할 때도 '사람 이야기'에 집중했다. 권 PD는 “멀리서만 보면 알 수 없는 현장 속의 모든 표정과 대화에 현미경을 들이밀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 회차에 약 2시간이라는 꽤 긴 분량임에도 시청자들은 세세한 장면 편집과 친절한 설명에 빠져들어 자연스럽게 배구에 스며든다.
▲ MBC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표승주 선수, '부매니저' 가수 부승관, 김연경 감독. 사진=MBC 제공.
일명 '부매니저', 연예계 대표 배구 열성팬으로 유명한 그룹 '세븐틴'의 멤버 부승관도 프로그램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필승 원더독스'의 팀 매니저인 '부매니저'는 선수들의 물을 챙기고, 경기장을 정비하고, 손수 응원 편지까지 쓰면서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준다. 권 PD는 “승관님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바로 떠오른 분”이라며 “마침 예전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만났었는데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친구라 프로그램 론칭을 확정짓자마자 주저 없이 섭외 연락을 했다. 배구에 진심인 승관님이라 무조건 함께 하게 될 운명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 PD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일본의 고교배구 강호 슈지츠 고교와의 첫 '한일전'이다. 권 PD는 “실시간으로 손발이 차가워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던 순간이었다. 제작진도 팀해체를 걸고 뛰는 입장이라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며 “일본 경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새벽까지 잠 못 들던 그 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전체 배구계에 긍정적 영향력 끼칠 수 있길”
SBS '골 때리는 그녀들', tvN '무쇠소녀단' 등 여성들의 스포츠를 다룬 예능은 있었지만, '신인감독 김연경'은 여성 선수에 더해 '여성 감독'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여성 선수들이 주축이어도 감독은 늘 남성이었던 다른 스포츠, 예능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선수들을 감독할 지휘자로도 여성을 택했다. 그리고 김연경 감독은 다채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 방송을 한 회차 연장해 9회로 확대 편성했다. 권 PD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가 실제 배구계의 변화로도 이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권 PD는 “이 프로그램은다른 예능과 다르게 실제 스포츠 영역과 긴밀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직관경기를 개최할 수도 있고, 선수들의 거취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배구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선 얼마 되지 않는 실업팀과 프로팀들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프로그램이 이들 간의 원활한 연계와 발전으로 이어져 전체 배구계에 긍정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염원이 실제로 이어질 때까지 여자 배구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