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왼손잡이 소녀' /부산국제영화제


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백수진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168번째 레터는 12일 개봉한 영화 ‘왼손잡이 소녀’입니다. 이전에 130번째 레터로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플로리다 프로젝트’ 뉴스레터 다시 보기)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감독 션 베이커와 프로듀서 쩌우스칭 콤비가 다시 뭉친 영화입니다. 션 베이커는 미국 독립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지난해 ‘아노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죠. ‘탠저린’(2015) 등 그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대만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계 미국인 쩌우스칭 감독이 이번엔 연출을 맡고, 션 베이커가 제작·각본·편집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만판 플로리다 프로젝트’라 불러도 될 만큼 씁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정서가 닮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영화는 다섯 살 소녀 이징의 시선으로 시작됩니다. 대만 타이베이로 향하는 이삿짐 트럭 안, 이징은 처음 마주하는 대도시에 바다이야기오락실 눈이 휘둥그레지는데요. 엄마 슈펀은 야시장에 작은 국숫집을 차리고, 혼자서 두 딸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첫째 딸 이안은 엄마 몰래 빈랑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요. 야한 옷을 입고 빈랑에 향료를 넣어 파는 판매원, ‘빈랑 서시’라고도 하죠. 막내 이징은 야시장을 놀이터처럼 뛰어다니는 해맑고 천진난만한 아이입니다. 관객은 이징의 눈을 통해 타이베 온라인야마토게임 이 야시장의 알록달록하고 마법 같은 세상을 탐험하게 됩니다.



영화 '왼손잡이 소녀' /부산국제영화제


이징 역의 배우 니나 예는 동글동글한 얼굴,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눈빛, 자연스러운 연기로 등장부터 단숨에 관객의 마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음을 사로잡습니다. 어떻게 이런 배우를 찾았나 싶을 정도예요. 영화 속 이징은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할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듣는데요. 할아버지는 “왼손은 악마의 손”이라며, 왼손을 쓰면 악마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겁을 줍니다. 이징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왼손으로 비밀스러운 일탈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영화 전체를 아이폰으로 촬 바다이야기고래 영하면서, 북적거리는 야시장의 풍경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시장에선 카메라만 세워도 구경하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기동성을 위해 아이폰 촬영을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분주한 대만 야시장의 풍경이 역동적으로 펼쳐집니다. 심지어 영화 속 국숫집이 너무 자연스러워, 실제 시장 손님들이 진짜 가게인 줄 알고 들어와서 식사를 하고 간 일화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가게와 배우들이 시장이라는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영화 '왼손잡이 소녀' /부산국제영화제


영화는 세 모녀를 통해 전통과 현대, 가족과 개인의 충돌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특히 할머니의 회갑연 장면에 이르러서는 각자 숨겨온 비밀들이 터지며 감정이 폭발하는데요. 사회적 시선, 책임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살아온 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대만계 미국인 감독의 시선으로 대만을 비춘 영화라, 아시아 관객에게는 크게 새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징이라는 인물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이징은 몸으로 부딪혀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하는 아주 용기 있는 캐릭터거든요. 사랑스러운 이징을 통해 인류애를 충전하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 레터에서 또 다른 영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는 세상의 창이고 호수이며 거울. 여러분을 그 곁으로 데려다 드립니다.
그 영화 어때 더 보기(https://www.chosun.com/tag/cinema-review/) 기자 admin@seastorygame.top